블록체인은 전 세계에서 ‘기술 혁신’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금융 시스템과 전자 결제 인프라가 잘 구축된 나라에서는 그 필요성과 중요성을 쉽게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이 왜 중요한 기술인지, 그리고 어떤 국가에서는 이 기술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중앙 기관 없이도 안전하게 저장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모든 거래 내역은 ‘블록’이라는 단위로 묶여 순차적으로 연결되며, 누구도 쉽게 조작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탈중앙화된 신뢰 장치’로 불리며, 금융, 계약, 소유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1) 이미 고도화된 금융 시스템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금융 IT 강국입니다. 인터넷뱅킹, 모바일 결제, 간편 송금 서비스 등 대부분의 국민이 빠르고 안전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굳이 블록체인 기반의 지갑이나 탈중앙화 거래소(DEX)를 이용할 필요가 크지 않습니다.
2) 높은 신뢰 수준의 정부와 은행
한국의 정부와 금융기관은 비교적 높은 신뢰를 받고 있으며, 법적 보호 장치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 자금세탁 방지, 금융사고 대응 체계 등이 잘 구축되어 있어 중앙화된 시스템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반면, 신뢰할 수 없는 정부나 은행이 있는 국가에서는 블록체인이 유일한 대안이 되기도 합니다.
3) 규제 환경과 진입 장벽
한국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인 규제 정책을 유지해왔습니다. 사업을 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고, 투자자 보호라는 명목으로 여러 제한이 존재합니다. 이로 인해 실제 사용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의 편리함이나 자율성을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1) 은행 계좌가 없는 인구가 많은 국가
예를 들어 아프리카 일부 국가나 남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은행 계좌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스마트폰 하나로 금융 활동이 가능한 블록체인이 새로운 금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지갑은 누구나 만들 수 있고, KYC 없이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자국 화폐의 신뢰가 무너진 나라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자국 화폐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달러를 갖는 것이 중요하지만, 외화를 보유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 때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예: USDT, USDC)은 디지털 달러 역할을 하며 실질적인 자산 보호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3) 검열이 심하거나 자유로운 거래가 어려운 국가
정치적 통제가 심한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의 허락 없이 외화나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제한됩니다. 블록체인은 이런 검열을 우회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누구의 허가도 필요 없이 자산을 옮기고, 기록을 남기며,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기술 때문이 아니라, 기존에 국가나 기관이 맡아오던 ‘신뢰’를 코드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계약, 탈중앙 금융(DeFi), 탈중앙 신원 인증(DID) 등은 이런 신뢰 대체의 실험들입니다. 이미 신뢰가 높은 나라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전통 시스템을 뛰어넘는 유용한 수단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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