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ow

Bloger @nflow

Created Date '2025/07/27 오후 03:34

Modified Date '2025/07/27 오후 03:34

#신용창출 #은행의역할 #지급준비율 #화폐공급 #금융이해

은행은 단순히 돈을 보관하고 인출해주는 기관이 아닙니다. 은행은 현대 경제에서 돈을 직접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은 ‘신용 창출’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앙은행만이 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시중은행들이 경제 속에서 훨씬 더 큰 규모로 ‘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돈을 만드는 건 중앙은행 아닌가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중앙은행(한국은행, 미 연준 등)이 돈을 발행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는 부분적으로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중앙은행은 기초적인 화폐 공급을 담당하지만, 경제 전반에 풀리는 돈의 양은 대부분 민간 시중은행을 통한 대출 과정에서 생겨납니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10억 원을 대출해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돈을 받은 시중은행은 기업이나 개인에게 대출을 해줄 수 있습니다. 대출받은 돈은 다시 다른 사람의 예금이 되고, 또 그 예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출이 가능해집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실제로 유통되는 ‘돈’의 양은 중앙은행이 처음 공급한 양보다 훨씬 많아집니다.


이런 시스템을 우리는 부분지급준비제도(Fractional Reserve Banking)라고 부릅니다.



부분지급준비제도: 마법의 시스템

부분지급준비제도란, 은행이 고객의 예금 중 일부만 준비금으로 보관하고 나머지는 대출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법적으로 은행이 고객의 예금 중 10%만 준비금으로 보유하면 된다고 가정해봅시다. 고객 A가 1,000만 원을 예금하면, 은행은 100만 원만 보관하고 나머지 900만 원을 대출할 수 있습니다.


이 대출받은 900만 원은 누군가의 계좌로 입금되며, 이는 다시 예금으로 인식됩니다. 그리고 그 예금 중 90%인 810만 원이 또 다른 사람에게 대출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예금이 새로 생긴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화폐의 총량이 증가합니다.


이는 실물로 존재하지 않는 돈이지만, 디지털상의 숫자로 존재하며 실제 경제활동에 사용됩니다.



신용 창출의 본질: 신뢰 위의 경제

이러한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는 핵심은 바로 신뢰입니다. 고객은 자신의 예금이 언제든 인출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안심하고 예금합니다. 동시에 은행은 고객들이 한꺼번에 돈을 찾으러 오지 않을 거라고 믿고 대출을 실행합니다. 이 신뢰가 무너지면, 은행은 대출을 줄이고 경제는 위축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1929년 대공황 시기처럼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사람들은 예금을 찾기 위해 몰려들고, 이는 뱅크런(bank run)이라는 위기를 초래합니다. 신용 확장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지만, 동시에 위기의 불씨가 되기도 합니다.



돈이 늘어나면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은행의 대출 활동이 활발해져서 경제에 돈이 많이 풀리면, 사람들은 더 많은 소비와 투자를 하게 됩니다. 이는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지만, 동시에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면, 시장에 유통되는 돈이 줄어들고 이는 디플레이션 또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와 중앙은행은 금리 조정, 지급준비율 변경 등으로 시중은행의 신용 창출 속도를 조절하려고 합니다.



디지털 시대, 신용은 더 빨라진다

최근에는 인터넷은행, 핀테크, 디지털 자산 등이 등장하면서 신용 창출의 방식도 점점 더 빠르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대출이 승인되고, P2P 대출이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신용 창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본질은 같습니다. 결국 누군가의 ‘미래 소득’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오늘의 돈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nFlow

nFlow

@nflow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