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엔지니어, 컨텍스트 엔지니어.
처음 이 단어들을 들었을 땐, 사실 조금 낯설고 어색했습니다. '엔지니어(engineer)'라는 단어가 붙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코드를 짜고, 시스템을 설계하고, 정적 분석 도구를 굴려가며 버그를 찾아내는 그런 전통적인 엔지니어링의 냄새는 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들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들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명령어(prompt)를 잘 작성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제는 모델이 일하는 맥락(context)을 어떻게 구성하고 설계하느냐가 더 중요한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말 그대로, 모델에게 '잘 묻는 법'을 익히는 과정이었습니다. ChatGPT나 Claude 같은 언어 모델에게 어떤 단어로 질문하느냐, 어떤 방식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하느냐에 따라 출력의 품질이 천차만별이었으니까요.
요즘의 모델들은 훨씬 더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명령어보다, 더 정교하고 넓은 맥락을 이해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등장한 것이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입니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는 더 이상 "어떻게 물어볼까?"에만 집중하지 않습니다. 모델이 작업을 수행할 때 어떤 정보와 자료, 제약조건, 의도된 흐름 속에 놓여있는지를 설계합니다. 프롬프트가 질문이라면, 컨텍스트는 상황극 전체입니다. 모델은 단지 대답만이 아니라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가 되었고, 우리는 그 배우에게 줄 대본과 무대, 소품, 방향을 만들어주는 연출가가 되어가고 있는 셈이죠.
기술과 도구는 여전히 빠르게 발전 중입니다. 오픈AI의 GPT-4o, Anthropic의 Claude, Meta의 Llama, 다양한 벡터DB, RAG 프레임워크, 메모리 구조, 툴 콜링, API 자동화... 정말 매일같이 새로운 도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도구의 기능보다 그 도구를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입니다.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바로 이 질문과 목적의 맥락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마치 기획자이자 프로듀서이자 기술을 다루는 메이커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일이지요.
결국 우리는 도구에 대한 숙련도를 쌓되, 기본 개념과 구조화된 사고에 더 가중치를 두고 준비해야 합니다.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가, 어떤 흐름으로 유저와 인터랙션을 만들 것인가,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가를 명확히 할 수 있는 사고력. 이게 진짜 핵심이 될 것입니다.
@nullvuild